전체 글 (19) 썸네일형 리스트형 [현무영] ???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현무영] 그림자 없는 밤(4) ※ CoC 시나리오 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한 편 현무영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잘 손질된 총 한 정. 매일 마른 천으로 깨끗하게 닦아 관리하는 그의 무기로 품에서 한시도 떼어놓지 않고, 잘 때조차 베개 밑에 두는 것이었다. 그 옆에는 검은 액체가 들어 있는 작은 약병과 손가락 세 마디 길이의 나무로 만든 작은 함이 있었고, 또 그 옆에는 손바닥 크기의 수첩과 마찬가지로 오래 사용해 길이 잘 든 만년필이 놓여 있었다. 배터리가 나간 것인지 작동하지 않는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가 화엽이라고 적혀 있는 담뱃갑에서 한 개비를 익숙하게 꺼내 물었다. 라이터는 어디 간 것인지 보이지도 않았으나 어차피 병원에서 금연을 권했던 터라 필터 끝만 질겅이면서 마지막 물건을 시야에 담는다. 몇 번.. [현무영] 그림자 없는 밤(3) 해를 등지고 잿빛 땅거미가 도시에 내렸다. 계획성 없이 증축에 증축을 거듭해 마치 성냥갑이 마구잡이로 쌓인 것처럼 보이는 건물들, 그 수관이 하늘을 조각내 도시는 한 줌 저물어 가는 빛을 틈새에 남기고 어둠에 살라 먹힌다. 허나 이 구룡 안에서도 있는 자들과 없는 자들의 차이는 극명했다. 외부와 가까운 동구룡의 건물들이 하나 둘 눈이 아플 정도로 빛나는 네온사인을 켜고 다가올 어둠에 대항하는 동안 서구룡은 침묵으로 순응하기를 택하였으므로. 특히 구룡강을 끼고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더 빠르고 깊게 어둠에 잠겨갔다. 원래 가진 것 없는 이들의 밤이란 그런 것이 아니던가. "그러니 은밀한 사건은 다 이쪽에 몰려있는 것이겠죠.""사람 먹는 짐승도 있었으니 틀린 이야기는 아니네요.""아 그 이야기는 왜 또 꺼내신 .. [현무영] 백귀야행(1) 사람의 사주가 아니네. 버석하고 메마른 목소리였다. 방금 전까지 어린아이처럼 굴며 손에 오색기를 쥐고 춤추듯 흔들고 있던 터였다. 조상의 원한, 선대의 묫자리, 전생의 업 이런 단어를 줄줄 늘어놓으며 부모의 마음을 휘저어 거한 굿판을 주워섬겼던 것이 불과 몇 분 전의 일이었다. 그 모든 것을 내려놓고 무당은 옷매무새를 단정히 하고 자세를 가다듬었다. 먼 하늘을 응시하며 홀린 듯이 흘러나오는 고저 없는 음성은 일종의 계시처럼 보일 정도였다. 사람이 아닌 것이 사람의 태를 빌어 태어났으니 무엇이 문제더냐. 이는 굿을 하자며 부모를 설득하는 말도 아니었다. 돌아가는 순리를 짚어내 응당 그래야 한다는 것처럼 아이에게 주어진 '운명'에 관한 가르침. 세상의 오복을 누리지 못하니 타고난 신체의 수명을 다 누리지 .. [량화]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CoC] 너를 위한 히포크라시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현무영] 그림자 없는 밤(2) # CoC 시나리오 PART 2 이야기 ※ 해당 시나리오 스포일러 있습니다. # 조금 더 이야기를 덧붙이자면 투명한 물이 일렁였다. 건물의 2층까지 잡아먹은 거대한 수조 안을 비단잉어들이 유유히 헤엄치고 있었다. 늘 관리를 해왔던 것인지 바닥까지 훤히 보이는 맑은 물에는 싱그러운 수초가 심겨있고 새하얀 모래가 정결하게 깔려있어 보기 좋았다. 그래, 한평생 어디론가 흐르는 일 없이 이대로 고여 아름답게 보여질 자신의 감옥, 수호신의 아쿠아리움이 발치에 드리워져 있었다. 조명을 반사해 반짝이는 물의 움직임을 보고 있자니 마음에도 파문이 이는 것처럼 울렁였다. 본인이 머물던 곳이라 소개받긴 했으나 기억이 전혀 없는 무영으로써는 모르는 척하고 싶었지만 볼수록 느껴지는 기묘한 친숙함이 불길하게 발목을 타고 올랐다.. [CoC] Dropout Despair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이전 1 2 3 다음